평범했던 그 친구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 토마스 A. 슈웨이크/위즈덤 하우스/ 2004

평범했던 그 친구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성공과 평범은 일견 같이 할 수 없는 단어들로 보인다. 왜냐하면 성공=비범 이라는 공식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평범하게 살아가고 비범한 사람들-차별화가 되는 사람들-은 성공한다라고 익히 들어왔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은 아이러니컬하면서도 나같이 평범한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한 제목을 뽑아냈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 100인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들을 끌어냈다고 한다. 


 목차를 펼쳐보았다. '성공 비결 01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목표를 세워라, 계획을 세워라는 어릴 때부터 줄기차게 들어온 얘기들이다. 사람들이 그것을 잘 지킬 수 있다면 늘 얘기했을까? 여지껏 살아오면서 족쇄처럼, 그리고 지키지 못해서 죄책감이 들었던 ‘뚜렷한 목표’. 이 책은 그 뚜렷한 목표를 세우지 말라고 한다. 제목과 목차에서 이미 나에게서 점수를 절반 따고 들어간 셈이다.


“인위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은 보통 큰 실수가 아니다” ...... “솔직히 말해서 구체적인 목표같은 것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켈러허 회장은 파커를 다시 쳐다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면 우리 두 사람 다 앞으로 잘살 수 있겠군요”라고 말했다. 파커와 켈러허, 두 사람 모두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장기적인 성공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생각했다. 파커의 말에 따르면 능력있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정해진 시간 안에 특정한 직함을 달겠다는 야망을 품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에 장애가 된다니? 여지껏 어른들이나 선생님, 선배들이 얘기한 것과 판이하게 다른 말이 아닌가. 하지만 뒤에 이어오는 태평양 함대의 지휘관인 조셉 프루어 제독의 입을 통해 그 부족함을 부연 설명해 준다.


“계획은 8차선 도로 같은 것이다. 그만큼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달리 말하면 원의 중심에 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 자리에서는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다. 이때 360° 모든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은 계획이라고 할 수 없다. 180° 역시 제대로 된 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 범위를 1/4이하로 낮춘다면- 90°이하로 말이다-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원의 중심에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고 특정한 목표에 세밀하게 집중하는 것은 다른 가능성들을 죄다 버리게 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목표를 세우지 말아야 하는 네가지 이유로는 첫째로는 너무 앞만, 멀리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현재의 일에 충실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로,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해서 열심히 해야하다고 말한다. 둘째로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어야 하는데 “나는 이런 일을 할것이다. 이런 위치에 오를 것이다”라고 하는 사이에 동료들의 반감을 사기 일쑤란 얘기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하게 보게 된다. 젊고 유능한 친구들이 '하루 빨리 진급하겠어', '매니저가 되겠어' 하면서 공공연히 자신감을 드러내는 순간 직업적인 동료들을 적으로 만들게 되고 좋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다. 나 조차도 그랬으니 말이다.


마음 속에 품은 야망은 강해야 하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된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한결같이 성공으로 가는 길에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순간은 한두 번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욕심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순간, 그 자리를 노리는 다른 모든 동료들의 경쟁자로 도장찍힌다. 너무 욕심이 없는 양 하는 것도 옳치 않지만 그 순간을 한 두 번으로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직장생활에는 도움이 될 터이다.


성공을 추구하다 좌절하고 낙담한 사람들 대부분은 지나친 자신감이나 자만심, 자기 연민 그리고 지나치게 구체적인 성공 계획이 뜻대로 오지 않는 데서 오는 충격으로 자기 혐오에 빠진다.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구체적인 성공계획에 집착하는 것이 과학적이지도 않고 인간 본성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인간의 성격과 우리 주변의 상황은 물처럼 유동적인데, 삶의 일부분을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만 고정하면 삶의 나머지 부분에 부작용이 일어나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미래는 구속을 싫어할 뿐 아니라 강력하게 거부한다.


인간의 본성과 성공에 대한 애기를 물리학으로 풀고 있다. 그렇다 유동적이다 못해 불확실성의 극치를 달리는 인생에 있어서 구체적인 목표는 오히려 자기의 성장을 사로잡는 스스로의 족쇄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구체적인 목표가 실현되지 않았을때의 절망감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결합할때 받게 될 데미지는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비현실적인 꿈은 일치감치 접어라...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지독히 현실적이다. 단독직입적으로 물어보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 백이면 백 모두 “꿈을 꾼다고 해서 모두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시인한다.


긍정적인 사고, 꿈을 꾸면 이룰 수 있다. 희대의 사기책인 “시크릿”에서도 보면 계속 긍정적으로 그 꿈을 생각하면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차라리 체게바라의 ‘우리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하지만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꾸자.’란 말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저자는 비현실적인 꿈은 접고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라고 말하면서 재능을 찾는 과정을 정비하라고 한다. 환상, 취미, 재능으로 분류하는데 환상은 자신의 능력으로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분야를, 취미는 상황만 도와준다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재능은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를 말한다. 그리하여 환상에 대한 망상은 일찌감치 접고 재능을 키우고 취미를 활용하는 것을 권한다. 효과적인 분류법이다. 여기서 관심의 원과 영향력의 원을 떠올릴 수가 있는데 관심의 원이란 환상 그리고 취미의 바깥쪽이고 영향력의 원은 취미의 안쪽과 재능이 될 수 있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본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예측 불가능하기때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융통성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가 계획한 대로 이루어진 날이 하루도 없었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싶다. 정말이지 그런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다시 예측 불가능과 불확실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멀티태스킹과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네럴리스트로 상황을 극복하라고 한다. 깊고 좁게 아는 것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폭넓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리더는 세부적인 것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큰 그림을 봐야한다는 말과 유사하게 들린다. 하나의 분야에 고집하다 열려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앞서 얘기한 원의 중심에서 출발한 가능성의 원에 대한 이야기와도 맞물려 있는 듯 하다.


나는 제대로 된 자기 PR을 ‘M뒤집기’라고 부른다.나를 뜻하는 Me의 M을 뒤집으면 우리를 뜻하는 ‘We’가 된다. 이처럼 나 아닌 우리를 먼저 알리는 자랑은 얼마든지 해도 괜찮다


자기의 성공사례를 많이들 얘기하라고 한다. 자기 PR의 일종으로 말이다. 중간이하 말단까지는 눈에 띄기 위해 통하지만 중간급 이상이 되면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매니저가 팀의 중요성보다 자기의 성공, 자기의 코칭능력과 매니지먼트만 자랑한다면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결국 M뒤집기처럼 눈에 뜨이기 시작하면 나보다는 팀플레이를 우선시 하는 행동은 성공하기 위한 필수요소가 될 것이다.


첫째, 연줄은 일단 기회의 문까지는 데려다 준다. 둘째, 연줄은 여러분을 기회의 문 안에 계속 머무르도록 도와주지는 않는다.


현대사회에서는 휴먼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한다. 직장에서 줄타기가 아니라 인적 네트워킹을 통해 필요한 일을, 필요한 정보들을 얻고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다. 연줄과 줄타기는 조금은 상이한 것 같지만, 말그대로이다. 연줄을 통해 기회의 문까지 가서 그들이 원하는 능력을 보여주면 문안에 머무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화려한 연줄은 오히려 부끄러움을 자아내게 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면 일을 가족과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하라. 가족보다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한다. 가족에게 급한 일이 생겼을 때는 다른 무엇보다 가족이 우선이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가족보다 일이 우선인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Work and Life Balance. 회사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직장동료들은 일과 가족 사이에 균형을 잡으라고 이 말을 많이 해준다. 이 말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일과 가족사이의 균형을 잡기란 대단히 힘들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이리라. 이 책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힘들다고 솔직하게 토로하고 있다. 인정할 것 인정하자인 것이다. 한 쪽을 완전히 잡기 위해서는 다른 한 쪽을 놓칠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잠을 줄이고, 어떻게든 가족들을 위한 짬을 내라고 한다. 하아. 해법도 쉽지 않다.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 일과 가족에게 분배하는 시간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인데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말로는 가족을 위해서 일을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일의 성과에서 얻는 기쁨을 어찌할것인가. 지금은 나로서도 선택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잠을 줄여서 시간을 배분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책의 뒷장의 내용들은 다른 성공학과 자기계발서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앞부분의 강렬한 워딩을 통해 충분히 몰입을 시켰고, 뒷부분은 웜다운으로 생각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데에 충분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세가지의 성공조건을 말한다. 첫번째 똑똑해야 하고 두번째 자신의 일을 인생의 최우선 목표로, 그게 아니면 최우선에 가까운 목표로 삼아야 하고 셋째로 정직하라고 한다. 책 서두에서 기존의 성공에 대한 관념적인 부분을 깨면서 관심을 집중하고 뒷부분은 평이하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정리를 했다. 서두를 제외하고는 여타 책들과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자기 계발에 대한 나의 죄책감을 앞에서 없어주었다고나 할까?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겐 이 책의 앞부분, 책의 절반만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Posted by 까망봉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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